Your Partner for Clean & Green Life
엔바이오니아가 메타아라미드페이퍼 생산시설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는 가운데 열악한 재무상황 속 겹겹이 쌓이는 사채물량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엔바이오니아는 지난해 실적 적자의 영향으로 최근 사내 유보자금이 고갈 수준에 이르렀지만 장·단기차입금 규모는 크게 불어나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한 상태다. 이번 CB발행으로 확보하는 자금 대부분을 시설투자에 투입함에 따라 적잖은 채무부담이 남게 되며, 기발행 CB를 포함해 금번 CB까지 막대한 규모의 사채물량이 누적되면서 주가측면의 부담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엔바이오니아는 전일 권면 200억원 규모의 9회차 CB발행을 결정했다. 사채의 금리는 연이율 2% 수준이며, 전환가액은 1만8920원이다. 전환에 따라 발생할 주식수는 105만7082주다. 이는 현 상장주식총수(850만6750주)의 12.42%에 달하는 규모다.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이 포함돼, 최저조정가액 1만3244원 기준 전환물량 규모는 151만117주까지 불어날 수 있다.
회사측은 이번 CB발행으로 확보하는 200억 자금 중 150억원가량을 메타아라미드페이퍼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비로 활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자금은 운영자금 및 차입금 상환에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재무적투자자(FI)는 JB우리-페트리코 신소재 신기술사업투자조합(VC)이며, 주요 출자자는 한국성장금융과 JB우리캐피탈으로 알려졌다.
엔바이오니아는 이번 설비투자 이후 본격적인 양산화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점치고 있다. 엔바이오니아 측은 "이번 설비 투자를 통해 고효율 정수필터, 배터리용 세라믹 페이퍼, 메타아라미드페이퍼 등 3대 핵심사업으로 재편하게 된다"며 "국가전략첨단소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와 동시에 자금조달에 따른 채무부담 확대 가능성을 염려하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엔바이오니아가 이미 쌓아둔 장·단기 차입금 규모가 만만치 않은 데다, 최근 실적 감소로 인해 현금흐름마저 악화돼 이후 차환자금 추가 조달 등으로 부채규모가 지속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엔바이오니아는 지난해말 연결 기준 장·단기차입금 규모가 93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장·단기차입금 합계 58억원 대비 60%가량 빚이 늘어난 셈이다.
같은기간 회사의 유보자금은 급감했다. 3년전과 재작년 각각 95억원, 75억원 수준이었던 현금성자산 규모는 지난해말 27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자금난과 부채 증가 등 재무지표 악화의 주요 원인은 실적 감소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바이오니아는 지난해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이 일괄 2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손익 적자 규모는 재작년 2억원 수준에서 크게 확대됐다.
결국 이번 조달자금 200억원 대부분이 시설투자에 투입됨에 따라, 실적 적자 흐름속 재무위기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겹겹이 쌓이는 사채물량이 주가에 미치는 부담 역시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엔바이오니아의 기발행 CB의 미상환 잔액 규모는 160억원이다. 이번 신규발행 사채권을 포함해 무려 360억원의 CB 물량이 누적된 셈이다.
특히 권면 40억원 물량의 CB는 전환가가 6771원으로 이날 회사 종가 1만8680원 기준 175% 수준의 평가차익이 예상되는 만큼 매도차익실현이 확실시 되고 있다. 잔여 120억원 규모의 사채는 영구CB 물량이며, 전환가가 1만6250원으로 매도차익실현을 단정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주가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보인다. 이번 신규 CB까지 포함해 전환가능 주식수 합계는 238만6297주(28.05%)에 달하게 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재무적 여력 대부분을 시설투자에 투입하는 것은 향후 성장에 따른 현금흐름 개선 또는 추가 투자유치를 자신하며 베팅하는 모습으로 읽힌다”면서도 “자금이 바닥을 보이는 아슬아슬한 재무 상황에서 잔여 채무 부담과 CB 누적에 따른 주가 압력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처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